뜨거운 햇살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 요즘,
더위를 피해서 친구들과 함께 라페스타에 다녀왔는데요
볼거리와 놀거리가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출출해져서 근처 음식점을 검색해봤답니다
전에 여기 사는 지인분이 추천해주신 옛날 전통 분위기에서 음식을 즐길 수 있다고 했던 곳이 떠올라
폰을 뒤적거려보니 걸어서 2-3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다라고요
1층에 카페베네가 있는 건물이었는데요..
알록달록한 간판들 사이로 금색의 조선초가한끼 이름이 빛나고 있었답니다
2층으로 올라가니 태극 마크가 그려져 있는 자동문이 시선을 사로잡더군요
꼭 색동저고리를 입은 아이가 두 팔 벌려 일산 맛집에 온 걸 환영해 주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게 되었는데요
궁서체로 또박또박 쓰여있는 간판이 한식 전문점의 위엄을 나타내는 듯 보였습니다
양쪽으로는 나무 벤치도 있어서 잠시 앉았다가 갈 수도 있게 해두었더라고요
문을 열기 전 살짝 보이는 내부가 심상치 않아 보여서 기대감이 높아져만 갑니다
옆쪽으로 들어가기 전 미리 메뉴라든가 상차림 구성, 가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배너가 주르륵 나열되어 있었는데요
사진을 보니 너무 맛있어 보여서 군침을 꼴깍 삼키게 되더군요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저녁 10시까지로
중간에 브레이크 타임이 3시에서 5시까지 있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준비 시간을 갖는 가게들을 좋아해요
왜냐하면 손님을 위한 식사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거든요
이런 부분들은 복지에서 나온다는 말도 있을 만큼
사람이다 보니까 일하시는 분들도 쉬는 타임을 갖게 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답니다
돌아다니면서 보니 곳곳에 이런 포토존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아이들도 와서 웃긴 표정을 지으며 월척을 잡은 듯한 인증샷을 찍는다거나
임금님들이 입었던 곤룡포를 입고 시중을 받는 자세를 취한다거나 하는
재미있는 패널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체험들이 나중에 커서도 기억에 많이 남게 되더라고요
저도 어릴 때의 추억이 떠올라 친구들과 몇 장 사진을 찍으며 즐거웠답니다
저 같이 옛날 생각이 나는 분들이 꽤 계신지 다른 손님들도 각자 재미있는 사진들을 많이 찍고 계셨어요
점잖음을 자랑하는 곳이 아닌,
너도나도 체험하려고 달려드는 분위기이다 보니까 일산 맛집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친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답니다
다들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지 않나 싶었답니다
들어서는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날아온 줄 알았어요
둘러보니 한국의 뚜렷한 사계절을 표현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섹션이 나누어져 있더라고요
초가지붕 위에 철쭉과 진달래가 만개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봄날의 가옥과
보기만 해도 청량해지는 푸릇푸릇한 잎사귀와 야자나무를 배치한 하계의 모습,
노랗게 물든 밭의 모습과 단풍나무가 인상 깊은 수확의 절기,
마지막으로 눈이 소복이 쌓인 지붕과 소나무를 보며 겨울철의 한기까지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돌아다니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집집마다 아궁이며 소방 같은 작은 소품까지 놓치지 않는 디테일이 살아있어,
조선의 사계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과거로 날아간 것 같은 기분이 났었답니다
사람들이 직접 앉아 먹으니까 민속촌보다도 더 실감이 나서
왠지 주모~~ 를 외쳐야 할 것 같았답니다
옛날 느낌을 물씬 돋아주는 정겨운 초가집 마을의 사진이 벽에 뒷배경으로 쭈욱 둘러져 있고,
싱그러운 나무와 풀들이 가득가득 사방을 채우고 있었어요
그 안에 사람들이 들어앉아있는 모습이 한 폭의 풍속화같이 느껴졌답니다
조선시대의 주막이 실제로 이렇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조금 이른 저녁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꽉꽉 채우고 있었어요
이런 숨겨진 곳을 다들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 건지 신기했습니다
토속적인 분위기에 당연히 한국 사람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외국인들도 꽤 보여 놀랐답니다
500년 전 조선시대를 구현해 낸 모습에 저희도 신기한데,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이색적인 풍경으로 다가올까 생각하니 괜히 제 마음이 다 뿌듯해지더라고요
음식도 입에 잘 맞았는지 연신 좋은 표정을 지으며 열심히 먹는 모습에
한식의 세계화도 문제없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일산 맛집에서의 한 끼가 우리나라에서의 좋은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었답니다
건물의 한 층을 거의 다 사용하는지, 공간이 워낙 넓어 사람들도 정말 많았는데
복잡하다거나 다니기 불편하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테이블도 널찍해서 친목 모임이나 단체로 회식하시는 분들도 많아 보였답니다
천장의 구조물들이 다 까만색이라서 눈에 지저분하게 걸리는 것도 없었고,
몽실몽실한 한지 같은 조명이 있어 하늘의 구름 같은 느낌도 났었고요
인테리어 컨셉이 독특했는데
나루터, 낚시터, 포토존 등등 보는 맛이 있게끔 볼거리가 많아 상당히 좋았답니다
어찌나 재미있어 보이는 게 많던지 하마터면 밥을 먹으러 왔다는 사실을 잊을 뻔했지 뭐예요ㅎㅎ
구경을 하면서 국악이 나오길래 당연히 어디서 틀어주시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운데 정자에서 고운 한복을 입으신 분이 전통 공연을 하고 계신 거였어요
물이 우거진 곳 사이로 빼꼼 보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저도 모르게 한참이나 서서 들었답니다
평일에는 오후 6시 30분과 7시 30분
주말에는 6시와 7시 이렇게 하루에 두 번씩 공연을 한다고 했어요
다행히 시간이 맞아 평소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는 국악 공연을 식사를 하며 즐길 수 있었습니다
우리 음악은 왠지 촌스럽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각 잡고 들어야 할 것 같은 마음에 일상으로 쉽게 녹아들지 못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서 얼마나 듣기 좋은 편안한 소리인지 깨닫고 왔답니다
멋들어진 가야금의 선율을 감상하고 있자니 임금의 대접을 받는 듯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돈 주고 보려고 해도 쉽지 않은 기회인데,
무료로 이루어지고 있다니 참 서비스가 훌륭했어요
일산 맛집 들어와서 제일 놀랐던 부분 중에 하나가 나룻배를 탈 수 있는 체험존이었습니다
배를 타고 다른 섬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은 너무나도 리얼한 환경에 신기했는데요
건물 밖에서는 이런 멋진 광경이 펼쳐질 줄은 아예 상상도 하지 못했었어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더군요
나루터의 재현이 그대로 되어있고, 배도 두셋 이서 타기 좋은 사이즈로
친구나 연인 혹은 아이들과 함께 타기 좋았습니다
저도 쫓기는 신세가 된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느낌으로
친구와 은밀한 뱃놀이를 즐기기도 했었고요
올라타니 흔들흔들 물살도 느껴지고 너무 재미나더군요
이런 경험을 어디서 또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특별하다는 느낌을 듬뿍 받기도 했었네요
놀라운 인테리어에 감탄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맛 좋은 냄새가 솔솔 나서 배가 고파졌는데요
주방이 오픈되어 있어서 요리하는 모습을 찬찬히 구경할 수 있었답니다
장갑을 끼고 석쇠 위에 갈비를 한 점 한 점 정성껏 조리하시는 모습에
맛도 분명히 훌륭할 것이라는 믿음이 팍팍 생기더라고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깔끔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계시더라고요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요리 과정이 투명하고 자신 있다는 증거라는 생각에
제겐 큰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밖에서 봤던 것 말고도 다양한 인원에 따른 여러 가지 세트들이 있었습니다
평일 런치에만 맛볼 수 있는 가성비 끝내주는 구성도 있었고요
보쌈이나 장어를 맛볼 수 있는 메뉴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네 명이라 육전 4인 세트 A에 2만 원만 추가하면
돌문어 숙회나 낙지 육회 탕탕이도 맛볼 수 있다고 알려주셔서
숙회가 들어간 B를 선택해 먹기로 했답니다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도 직원분이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좋았습니다
구석구석 둘러보며 느낀 것은 사람 손을 많이 탔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깔끔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청소는 사실 아무리 해도 누가 알아주는 게 아니니까 소홀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식당에서 더러운 구석이 눈에 띄는 순간 밥맛이 뚝 떨어지게 되는데요..
손이 안 닿을 것 같은 지붕에도 먼지나 거미줄이 없고
바닥에 신발자국이라든가 찐득하게 눌어붙은 것도 전혀 없었고
메뉴판마저도 끈적한 것 없이 깨끗해서 관리를 열심히 하는구나..
딱 알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식사를 하는 공간이니만큼 청결도가 참 중요한데,
공기도 탁하지 않고 쾌적해서 맛보고 즐기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주문을 함과 동시에 상다리가 부러질 것 같은 휘황찬란한 한 상이 차려졌습니다
아까 보았던 갈비와 숙회, 육전, 도토리묵, 꽃게탕까지 메뉴판에 적혀있던 것은 물론이고
신선한 에피타이저가 되어줄 샐러드, 각종 신선한 쌈, 된장, 소스
두 종류의 김치까지 기본 밑반찬으로 나왔답니다
구성이 많아 보이려고 자잘한 상추까지 메뉴에 쓰여있는 곳도 보았었는데,
딱 메인만 적혀있고 곁들이는 음식은 알아서 나오니까 오히려 덤으로 받은 느낌이 들었어요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언젠가부터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정(情) 문화를
이런 큰 식당에서 만나볼 수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졌답니다
푸짐하게 쌓인 싱싱한 당근, 계란 지단, 시금치 등의 야채와 함께
녹두묵이 담겨있는 탕평채의 모습입니다
위에 김가루가 솔솔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럽게 보였어요
오색의 고명과 더불어 묵의 밝은 흰색이 어우러져 매끈한 묵의 감촉과
사각거리는 야채의 질감이 정말 조화롭더라고요
가볍게 먹기 좋게 입맛을 돋워주면서
다른 음식과 먹어도 조합이 좋더라고요
지나다니면서 구경했던 소갈비도 일산 맛집만의 특별 제작된 그릇에
어마어마하게 쌓여 등장해주었습니다
누가 봐도 알 수 있게끔 소의 모양으로 만들어진 돌판이 음식의 온기가
오래갈 수 있게 도와주어 먹는 내내 따뜻했습니다
게다가 정성스럽게 구워져서 나오니 고기 보랴.. 먹으랴.. 부산스럽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기도 했었고요
갈빗대도 한 편에 같이 나와 뜯어먹는 재미를 더해주었는데요
윤기가 촤르르 도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럽더라고요
양도 넷이서 싸우지 않아도 될 만큼 넉넉하게 주시고 비주얼 최고였답니다
조리가 된 상태로 나오니까 기다리지 않아도 얼른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아무것도 찍지 않은 상태로 한 점 먹어보려 들었는데
까만 깨 같은 게 콕콕 붙어있고 양념이 잘 배어있더라고요
먹어보니 달달한 거 좋아하는 제 어린이 입맛을 어떻게 아셨는지..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취향 저격 당하고 말았습니다
별로 짜지는 않으면서 풍미는 확 살렸더라고요
겉은 노릇한 갈색, 안쪽은 불그스름한 한국인이 사랑하는 미디엄 레어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어요
소는 원래 바싹 굽거나 속까지 다 익히게 되면 질겨져서 본연의 식감을 잃게 되는데,
알아서 완성되어 나오는 덕분에 우육이 낼 수 있는 최고의 부드러움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입안에서 몇 번 씹을 새도 없이 사르르 녹아내려 사라져버리더라고요
자극적이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쌈장은 은은하게 간이 깃들어 있어 구이의 맛을 한층 배가 시켜주었습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장인 것 같은 느낌이 팍 들었습니다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잘 먹을 것 같은 고소함이 매력적이었어요
꾸덕꾸덕하고 진한 맛에서 장인의 향기가 폴폴 났답니다
옛날식 구이의 방법을 따라 평소 먹어보던 맛과는 색다른 맛이기도 했지만,
다른 갈빗집은 냄새도 배고, 잘못하면 매캐해서 눈도 아픈데
이렇게 다 구워져서 나오는 형태는 한국에서 거의 없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정말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었어요
야들야들한 고기에 샐러드도 같이 곁들여 먹어봤어요
텃밭에서 방금 막 따온 듯한 푸르른 이파리와 새싹들이 향긋했고요
일산 맛집은 소스도 파는 것을 가져다 쓰시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드시는 듯 고소한 맛이 갈비랑 먹기에도 딱 좋았습니다
촉촉하고 식감이 풍부한 육질이 쫀득쫀득하기까지 했는데요..
맛들어진 야채랑 조합이 좋아 자꾸 손이 가더라고요
애정을 듬뿍 담아 요리를 하면 이렇게까지 본연의 맛을 끌어올릴 수 있구나.. 알게 되었답니다
특유의 향이 매력적인 깻잎 위에도 도토리묵 무침의 야채와 물김치까지 야무지게 올려 크게 한 쌈 싸주었는데요..
내용물이 터질 정도로 쌈을 싸서 한 입에 털어 넣으면
풍미와 쫀쫀한 식감이 더해져 더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하더라고요
딱 알맞게 익어 여러 방식으로 곁들여 먹은 김치에서도
주부 99단은 거뜬할 것 같은 손맛이 확 느껴졌어요
눅눅하지 않고 조금 더 감칠맛을 돋우게 하니까 깔끔하게 먹기 좋았습니다
싸 먹어보니 식감도 좋고 더위와 잘 어울리는 상큼한 맛이 다시 젓가락질을 하게 만들더군요
원래 고기를 먹을 때 이렇게까지 쌈을 열심히 애용하지는 않는 편인데,
이날은 엄청나게 싸먹고 말았답니다
같이 간 지인들도 제 친구 아니랄까 봐 옆에서 엄청나게 싸서 먹고 있었어요
좋은 품질의 재료를 기본 바탕으로
깊은 맛을 내는 노하우까지 더해져서 만드시니
한 입 먹을 때마다 너무 행복했답니다
상하고 찢어진 곳 없는 쌈추에 잘 구워진 갈비를 올려놓고
쌈장을 푹 찍어 양파 절임과 김치, 쫑쫑 썰어낸 매운 고추까지 한데 모아
한 입 가득 먹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답니다
절임에서도 감칠맛과 함께 깊은 맛이 일품이었고요
그 외에도 치커리나 청경채, 상추 등 다양한 쌈 채소도 있고
고기도 푸짐하게 많아서 이것저것 싸먹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져 있는 몸에
야채 섭취를 자연스레 도와주니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다음으로는 고대하던 육전을 먹을 차례입니다
네모지고 정갈하게 착착 놓여있는 모습이 명절을 떠올리게 했는데요..
튀기다시피 만들어 기름이 뚝뚝 떨어진다거나 하지 않고
딱 먹기 좋을 만큼 윤택했어요
접시에 페이퍼 타월 같은 걸 깔지 않았는데도
미끈거리거나 흥건하지 않아서 미관상에도 좋았답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도 있잖아요
주점에서 먹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퀄리티로
역시 음식은 전문점에서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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